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본부장 김달식, 이하 화물연대)가 오는 25일 전면 총파업에 들어간다. 표준운임제 법제화를 핵심으로 하는 대기업 다단계 하청구조 개선, 화물노동자 운임 인상, 노동기본권 보장 등이 주요 요구다.
김달식 본부장은 22일 정오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총파업을 선포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가 지난 2008년 약속했던 표준운임제 법제화를 내팽개쳤다. 또한 화물노동자들은 고유가, 고물가, 그리고 대기업 물류회사에 착취당하며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정부는 약속을 지키고, 열악한 운임에 직접 책임이 있는 대기업 물류회사들이 직접 교섭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합원 80%가 총파업 찬성한 이유? “대기업 하청구조 속에서 쪽쪽 빨린다”
25톤 컨테이너 트럭 운전사인 김재호씨(가명)는 지난 한 달간 314시간을 일하고 69만원을 손에 쥐었다. 시급으로 치면 2,197원, 현재 최저임금 4,580원의 절반도 안 된다. 김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1년 4분기 컨테이너 화물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은 월 319시간이었다. (교통연구원 통계) 반면 전체의 절반 이상이 김씨처럼 알선업체를 3곳 이상 거쳐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평균 수입은 월 70만원에 불과하다고 화물연대 측은 설명했다.
현재 화물운송은 수출입업체(화물주, 대기업)->재벌대기업 운송업체->중간 알선업체->화물자동차로 이뤄지는 '다단계 하청구조'로 이뤄진다. 이 구조에서 기름값, 수수료 등 운송비용은 계속 오르는 반면 화물노동자가 받는 운임은 제자리라는 점이 화물노동자의 생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지난 08년에 비해 기름값은 24% 올랐다. 화물노동자들은 운송비용의 58%를 기름값에 지출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평균 운임은 7% 인상에 그쳤다.
반면 운임을 결정하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떼어가는 ’원청‘ 대기업 물류회사(운송회사)들의 수익은 늘고 있다. 대한통운의 경우 전년대비 79%가 늘어난 317억, 글로비스는 45%가 증가한 1,113억에 달한다. (화물운송시장정보센터 통계)
여기에 화물연대 측이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표준운임제’다. ▶화주와 공익위원, 화물노동자 대표가 위원회를 구성해 ▶운송에 실제 쓰이는 비용과 화물노동자의 수입을 산정해 표준운임을 결정하고 ▶법적, 직접적 강제력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정부가 돈으로 파업권 말살하려 해...이대로 가면 물류대란 불가피"
화물연대 측은 25일 오전 전국의 물류 거점을 막고 출정식을 가질 계획이다. 이어 건설노조와 함께 노동기본권 및 산재보험 전면 적용을 요구하며 화물 6월 25일, 건설 27일 집중 공동파업에 들어간다. 이번 파업을 시작으로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보장을 위해 공동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도와 공항, 항만운송 노조 역시 화물 파업을 지지하며 대체 수송 요구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토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불법집단행동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적으로’ 대체수송을 허용해 노동권 침해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 12월 개정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에는 ‘긴급한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일시적으로 화물운송에 대체 사용된 차량에 대한 피해를 보상한다’(제 43조)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심동진 화물연대 조직국장은 “정부가 노동자의 파업권을 돈을 대서 말살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심 국장은 정부와 대기업의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총파업은 이미 지난 2월에 가결된 사항이다. 그럼에도 정부 각 부처와 계속해 해결점을 찾으려 교섭을 진행하며 미뤄왔던 거다. 그런데 갑자기 정부가 어제 오후 ‘파업을 할 경우 법대로 집행하겠다’며 대화를 거부했다. 갑자기 태도를 바꾼 내막을 모르겠다. 이처럼 교섭을 피한다면 총파업은 무기한 이어지고 물류대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