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열사정신 계승, 노동탄압 분쇄, 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동자들의 연이은 자살로 충격에 빠진 시민사회단체들이 비상 시국회의를 열고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당선인에게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대규모 공동행동을 벌이기로 했다.
시민사회단체 “더이상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
통합진보당과 민중의힘,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이상의 죽음을 막고, 칼바람 속에 철탑위에 올라간 노동자들이 하루빨리 내려올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1주일도 안되어 4명의 노동자가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정리해고와 노조탄압, 비정규직 차별에 시달리던 네 분의 죽음이 의미하는 것은 암울한 미래에 대한 절망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죽음은 이명박 정권 5년 내내 자행된 정리해고, 비정규직 양산, 민주노조 탄압에 따른 결과”라며 “정권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철탑에 있는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해야한다. 또다른 죽음이 생기지 않도록 손배가압류와 노조탄압도 즉각 중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근혜 당선자에게도 “자신의 통치기간에 발생한 일이 아니라고 나몰라라해서는 안된다”며 “앞으로 5년간을 어떻게 더 견디겠느냐는 고인들의 절규를 깊이 새기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백기완 소장 “선거 끝나자 노동자들 학살… 박근혜, 당장 중단하라”
이날 기자회견에는 유선희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허재우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여했다.
백기완 소장은 “공명선거가 끝나자마자 노동자들이 거리에서 학살당하고 있다”며 “박근혜 당선인은 당장 학살을 중단하고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1월 금속노조 총파업을 준비중인 허재우 수석부위원장도 “이명박 정권 5년간 많은 투쟁을 했지만, 이 투쟁이 부족했기에 해결해지 못했다”며 “‘불법파견 정규직화, 정리해고, 노조파괴’ 등 열사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투쟁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향린교회 조헌정 목사는 “대선 이후 4명의 노동자들이 사회적 타살을 당했다”며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 이 순간에도 죽음의 현장에서 고민하는 여러분들 모두 희망을 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에 앞서 열린 회의에서 ‘더 이상 죽이지마라’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탄압 긴급대응 비상시국회의(준)를 결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26일, 28일 오후 7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집중 촛불집회를 여는 등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또 내달 4일에는 더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는 2차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18일을 전후로 대규모 시국대회도 열 예정이다.
